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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집 짓기

집 짓기 준비

by 제이다이어리 2020. 8. 30.

아직 땅도 사지 못 했지만 집을 짓기 위해서 이것 저것 조금씩 알아보고 공부를 하고 있다.

 

집 지은 사람들의 책을 보다보면 한결같이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

설계가 중요하니 설계는 꼭 건축가에게 맡겨서 해야 하고 평당 공사비로 건축비를 산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나는 지금까지 건축사는 찾아가지 않았고 두 세군데 시공사와 상담을 해 보았다.

시공사 모두 평당 건축비로 설명을 해 주었고 자재를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집을 지을 생각을 하기 전에 타운하우스며 단독주택이며 많이 찾아다녔었는데 그 중 한 타운하우스가 꽤 마음에 들었다. 그동안 봐 왔던 집들에 비해서 자재 퀄리티며 인테리어 디자인에 꼼꼼히 신경을 쓴 모습이 돋보이는 집이었다. 

그런데 너무 좋은 자재를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부분이 보이기에 그런 곳을 내가 원하는 자재로 바꾸면 가격이 다운될 수 있는지 물었다.

상담사는 약간 당황하며 더 좋은 자재로 바꿀 수는 있지만 현재 자재보다 저렴한 자재로 바꿀 수 있는지는 인테리어팀과 상담이 필요하다고 했다.

내가 원하는대로 선택해서 집을 지을 수 있다고 홍보하더니 결국 '내가 원하는대로'란, '그들이 원하는 가격내'에서 였어야 했나보다.

 

건축 시공사에서 평당가격을 제시하며 내가 원하는 자재도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다고 하지만

결국 그들이 원하는 범위안에서가 될 것 같다.

 

건축가를 먼저 찾지 않은 것은 가격이 부담스러운 것도 있었지만 대체 어떤 건축가를 어떻게 찾아야할지 막막하기 때문이 크다.

나는 집 지은 책을 낸 사람들만큼 꼼꼼하거나 대단하지 않고 건축가들은 모두가 예술가인 것만 같아서 집을 지은 사람들이나 집을 지어주는 사람들이나 나와는 약간 동떨어져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한번에 모든 걸 맡아서 해 주는 시공사쪽을 먼저 알아봤던 것 같다.

 

사실 건축가에게 설계를 받던, 시공사에게 통으로 맡기던 내가 원하는대로 얼마나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큰 돈 들여 설계를 받는다고 좋은 집을 지을 수 있는건지 열심히 알아보고 열심히 고른다고 좋은 집을 지을 수 있는건지 의구심도 든다.

 

그래도 

내가 원하는 집의 조건을 만족시키는 설계를 내가 상상하지도 못하는 방식으로 만족시켜주는 설계를 해 줄 건축가를 만나봤으면 좋겠다.

 

아직 땅도 사지 않았으니

조금 더 알아보고 찾아보고 할 시간이 있으니까.

 

두 달 전 쯤 거의 살 뻔한 땅이 있었는데 

인연이 아니었는지 결국은 내 손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 때는 너무 아쉽고 허탈했는데

만일 그 땅을 샀다면 지금쯤 서둘러서 어딘가와 계약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겨울에는 공사를 하지 못한다니 올해안에 지으려고 정말로 너무나 서둘렀을 것 같다.

그 땅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마음에 들긴 하지만

급하게 서두르지 않게 된 것은 한편으로 다행스럽다.

어딘가 더 좋은 곳이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

나도 그 곳을 만날때까지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