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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집 짓기

주택 인테리어-인덕션 전기공사, 안되는 것 투성이 인테리어 공사

by 제이다이어리 2024. 1. 18.

전기공사가 시작됐다.
역시나 안되는 게 많은 인테리어 공사.

(잊고 있다 급하게)미리 사둔 HDMI케이블은 5m나 되는 길이였지만 택도 없이 짧았다. 15m는 있어야 될 듯 하다. 일단 실패.

까맣고 긴 게 HDMI케이블선. 천정속으로 들어가 벽을 지나 바닥까지 내려와야 하는데.


현관에 전체 소등 스위치를 달려면 벽을 파내서 선을 다 찾아내야 한다고 해서 실패. 전실계단위에 센서등 추가하려던 것도 천장이 콘크리트로 꽉 막혀서 실패.

멀티룸 스위치도 주방 스위치도 부분적으로 나눌 수가 없어서 반씩 켜고 끄는 건 실패..
뭐 아무튼 이것 저것 안된다, 안된다 하는게 인테리어의 시작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인덕션 개별선을 따로 뺄 수 없다는 건 너무 충격 아닌가??
가스관까지 다 철거해 뒀는데 인덕션을 못 쓴다는건가 지금?!!


전용선 없이도 인덕션 잘 쓰고 있어요~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집의 전기 사정과 전기 소비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그런 위험부담을 감수할 수는 없다. 인덕션을 쓸 때는 빨래건조기를 쓰면 안된다던가, 인덕션을 쓸 때마다 에어컨이 꺼질까 걱정해야 한다던가 하면 어떡해.    


이거 다 쓰려면 생각을 잘 해야하는거였어

우리가 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기의 양을 '계약전력'이라고 하는데  계약전력이란 말 그대로 이만큼 쓰겠다, 하고 한전과 계약을 맺는 전력의 양이다(우리집은 11kw로, 보통 30평대 아파트에서 쓰는 규모인 듯 하다).

당연히 계약전력량에 맞는 설비를 갖춘 상태에서 전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인덕션 등 전기를 많이 쓰는 제품들이 새로 생겨서 계약전력을 벗어나게 되면 설비가 이걸 감당하지 못하게 되어 차단기가 내려가거나 전선이 녹거나 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설비는 전선의 굵기나 차단기 스펙 등을 말한다. 전선은 사용량과 비례해서 굵어진다는 것도 이번에 알았다. 그렇구나.



인덕션 전용선을 사용한다는 것은 계약전력 안에서 인덕션이 오롯이 독차지하고 쓸 전기를 따로 분리하는 것이다. 인덕션 전용으로 3kw를 빼면 나머지 전기제품들은 8kw의 전기를 가지고 나눠 써야 한다.
보통 수입 인덕션은 전기를 많이 쓴다. 그래서 우리집은 계약전력을 늘리지 않는 한 애초에 수입 인덕션을 쓸 수도 없단다. 수입제품은 최대출력이 7kw, 국내제품은3kw선이다. 와우.
전력량을 늘리면 당연히 수입인덕션도 쓸 수 있겠지만 전기 증설을 하려면 집 앞 도로 바닥에 있는 맨홀에서부터 새로 전기를 끌어와야 하고 그 공사는 또 다른 전기팀을 불러서 해야 한다고 했다.수입 인덕션을 쓸 생각도 그닥 없었지만 현실적으로 쓰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했다는 걸 알았다.


맨홀 밑에 전기가 있었구나.배수관만 있는 줄 알았더니.

외국은 전기 사용에 한도가 없는건가(그럴리가). 출력이 좋은 제품을 쓰면 역시 인덕션 특유의 답답함이 해소가 되긴 하는걸까. 하지만 아무리 출력이 좋아도 우리집 용량과 맞지 않아서 못 쓰면 도루묵이잖아. 커다란 냄비받침을 샀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 걸 보면.

국내 제품은 왜 출력이 낮은거지. 전력량 신경쓰지 말라고 낮게 만든건가?? 아파트에 인덕션을 놓을 땐 이렇게 전기 총량까지 신경쓰지 않았었는데 이번엔 왜 이렇게 문제가 되는 걸까?수입제품 쓰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은데 다들 전력량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건가? 아파트라서 편하게 쓸 수 있는건가??
의문이 꼬리를 물었지만 아무튼 결론은
인덕션은 전용선이 필요하고, 우리집은 추가로 선을 넣을 수 없는 상태라는 것.

들어갈 자리가 없네..

전용선을 설치하려면 주방으로 들어오는 전기 인입선안에 새로 선을 넣어야 하는데 주방 인입선은 이미 꽉 들어차 있어서 그 안으로 새로운 선을 넣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방법은 인입선 자체를 새로 넣는 건데, 당연히 집안 벽을 시작부터 끝까지 다 들어내야하겠고 그건 정말이지 대공사가 되겠지.

그냥 가스렌지를 써야 하나보다.
철거했던 가스배관 다시 원상복귀 시켜야 하나보다.배관업체도 다시 부르고 도시가스도 다시 불러야겠네...슬프다...
..하던 차에 다행히도(?) 차선책이 있었다.

조기 조기 인덕션 전용선

이 집에는 가스렌지와 함께 2구짜리 작은 인덕션이 하나 있는데 이 2구 인덕션이 전용선을 쓰고 있었다. 그 선을 새로 들일 인덕션과 같이 쓸 수 있게 해 두기로 했다. 다만 작은 인덕션과 큰 인덕션은 동시에 사용할 수 없다. 급한대로 가스렌지를 복구 시키지는 않아도 되게 되었다.
만....이렇게 되면 작은 인덕션은 그냥 쓰지 않는게 나으려나. 그럼 작은 인덕션을 굳이 주방에 남겨둘 필요가 없는데. 연결되지 않은 인덕션이라니 이거야말로 냄비받침이 따로 없다. 하지만 인덕션을 빼내면 그 사이즈만큼 싱크대 상판에 구멍이 생기니 뺄 수도 없다. 상판을 새걸로 교체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 상판 하나만 바꾸면 전체적으로 어울리지 않을테고 다른 상판까지 모두 바꾸는 건 ...헬멧 주웠다고 오토바이 사는 거 아닌가. 그냥 냄비받침으로 써야지.

빌트인 냄비받침

원래의 원대한 꿈은 멀티방 로프트 아래에 벽등도 달고 무대 벽에도 벽등 달고 거실에는 책상마다 스탠드를 두고 쓸 수 있게 콘센트도 늘리고 거실에도 벽등달고 등등 하는 거 였는데, 이 꿈은 하나도 실행되지 못했다. 그냥 기존 콘센트 쓰고 벽등은 없거나 나중에 배터리로 작동하는 제품을 다는 식으로 포기해야 했다. 대부분의 일들은, 아니 아마도 모든 일들이 돈을 들이면 하고 싶은대로 다 되었겠지만 콘센트 늘리고 벽등 달자고 콘크리트 벽을 뜯어내는 일은 쉽게 포기가 되었다.

그래도 거실에 콘센트 하나는 새로 넣었다. 시멘트 사와야겠다.


그래도 어찌어찌, 더디지만 진행이 되어는 가나보다. 얼른 공사가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