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 방으로 쓸 곳은 아주 좁았다.
확장을 하지 않고서는 활용이 어려울 것 같았다.
이 작은 방에서 어린이 둘이 잠을 자야 하고
놀기도 할테고 이런저런 수납도 필요할텐데.
하부는 수납장인 침대를 양쪽으로 붙여볼까
침대옆으로 슬라이딩 옷장을 짜 넣으면
보기에도 깔끔하고 수납도 많이 할 수 있겠다.
온갖 사진을 구경하고 다니면서 욕심은 커지고
내가 원하는 모든 걸 다 할 수 있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비용의 문턱에 걸렸다.
이제야 알았다. 원하는 걸 하려면 생각보다 훨씬
훨씬 훨씬 넉넉하게 예산을 잡아야 한다는 것을.
침대자리를 아예 고정해버리면
다음에 이 집을 살 사람이 싫어할지도 몰라.
그 집은 아이가 하나일 수도, 셋일수도 있잖아.
그리하여
내가 꿈꾸던 키즈룸은 사라지고
어느 집에나 있는 아이방이 완성되었다.
베란다를 확장하고 강마루를 깔았다.
민트색과 흰색으로 벽지를 바르고
매립등을 달았다.
액자레일을 달고 문에는 필름지를 시공했다.
마음에 드는 나무 손잡이를 발견해서
아이들 이름을 새겨 달아 주었다.
이 좁은 방에 둘을 재우려면 답은 이층침대밖에 없는데 대부분의 이층침대는 생각보다 높고 계단 경사가 심했다.
너무 위험해 보였다.
온오프라인으로 열심히 찾다가 거의 포기할 무렵
밴키즈에서 내가 원하던 모든 조건을 갖춘
이층침대를 찾아냈다.
2층 높이도 적당하고 1층 매트는 이동도 가능하고
계단은 아이들이 오르기에 딱 적당했다.
예쁜 등을 달아주고 싶어서
을지로며 광주며 온라인이며 오프라인이며 마구 돌아다녔다.
그러다 구름모양 펜던트 등을 발견했을 때 이거다 싶었다.
아이들이 보면 얼마나 좋아할까
두근두근 기대했던 기억이 난다.
구름등을 본 아이들은
와~
한 번 소리치더니 별 감흥없이 방을 나갔었다.
왜, 어째서.
저렇게 예쁜데.
지금은 구름 아래에 큰 빈백을 두었다.
어린이들 머리 말려줄 때
잠자리에서 책 읽어줄 때
아주 유용하다.
집 모양 옷장은 8년 넘게 썼더니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폐기하고 거실과 놀이방을 전전하던 이케아 수납장을 넣었다.
돌이켜보니 이 좁은 방을 이리저리
많이도 바꿔 보았다.
어떻게 배치를 해도
어린이들은 나름대로 잘 지냈지만
어떻게 배치를 해도
나는 만족스럽지가 않아서
끊임없이 옮겨보고 바꿔보았다.
새로 이사 갈 집에서는
더 안락하고 예쁘게 꾸며줘야지.
(아직 어디로 갈 지 정해지지도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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