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이를 키우다

학교의 역할

by 제이다이어리 2020. 9. 2.

교육이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활동이다. 

내가 받은 학교 교육은 대학을 가게 해 주었고 직업을 갖게 해 주었다. 만일 학교를 다니지 않았다면 좋은쪽이든 나쁜쪽이든 지금과는 다르게 살고 있었을테니, 학교가 내 미래를 만들어주긴 한 것 같다.

 

지금 코로나를 겪으며 자라는 세대는 이전 세대와는 확연하게 다른 세상을 살게 될 거라는 식의 이야기들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양상이 다른 전쟁을 겪는 기분이다.

전쟁을 겪으면서 자라는 아이들은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와는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도 전쟁이 끝나면 일상이 돌아오게 마련이라고 생각했는데 날은 점점 서늘해지고 코로나는 사라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아이들이 학교에 등교하지 않는 지금을 임시상황이 아니라 이제는 일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걸까.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은 등원을 하거나 온라인으로 학원 수업을 듣는다. 집에서 따로 학습지나 과외를 하는 아이들도 있다. 한편으론 학교에서 제시해주는 학습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아이들도 있다. 학교 수업의 경우 사실상 자율이나 마찬가지다 보니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 아이들도 많을 것이다.

우리나라 공교육에 대한 불신은 예전부터 강했다. 많은 부모들이 이민을 가려하고 대안학교를 찾고는 했다. 그런데 그렇게 의심스럽던 학교 교육이 막상 멈춰지니 당황스럽다. 아이교육의 너무나 많은 부분이 부모들의 손에 떨어져버렸다.

미래에는 더 이상 국가나 사회가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더니 코로나 때문에 갑자기 미래를 맞아버렸다.

이제 각자가 알아서 해야 하는 것이다.

새삼 학교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아이들을 모이게 하여 지식을 쌓게 하고 집단에서 생활하는 법을 배우게 하는 것이 학교의 가장 기초적인 역할일 것이다. '타인'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협동을 알게 되고 사람과의 교류를 배우는 곳이 학교일 것이다. 이런저런 불신 가운데서도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그런 배움을 기대하며 학교에 보내왔다.
그런데 가장 기초적인 이 역할이 수행되지 못하고 있다. 선생님과 눈을 맞추며 수업을 듣고 친구들과 쉬는 시간을 보내는 모든 시간이 멈춰져버렸다. 

교육부에서는 연내에 AI 교육 종합방안을 수립하겠다고 한다. 전 국민이 AI 기본소양을 함양하게 하는 것이 목표 중 하나이다. 빅데이터, AI 등 에듀테크를 활용한 교수/학습의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이런 것들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알 수가 없다. 인성이나 사회성 등 어른으로 자라기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은 어떻게 키워줄 수 있을까.

코로나 이전에도 불신했던 공교육이 코로나 시대를 맞아 더욱 의구심을 키운다.

과연 학교를 통해서 내 아이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까.